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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에게 새로 생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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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2월호 믿음의 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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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에게 새로 생긴 친구들 


셰날린 페이지


“엄마, 할리마 아줌마네는 왜 가는 거예요?” 

클라라가 궁금해서 물었어요. 한 번도 난민 가족이 사는 집에 가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응, 아줌마네 가족이 여기에 자리 잡고 사는 걸 우리가 도와준 게 고마워서 감사 인사를 하고 싶대!”

엄마가 차로 도로 모퉁이를 여기저기 돌며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좀 떨려요.”

클라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왜 떨려?”

“잘 모르는 사람들이니까요. 할 말이 없으면 어떻게 해요? 날 이해 못하면 어떻게 해요?”

“좋은 사람들이란다. 할리마 아줌마에게는 딸이 둘 있는데 네 나이 또래야. 너도 좋아할 거야.”

엄마가 안심시키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클라라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엄마에게 잘 설명할 수가 없었어요. 엄마가 얼마 전부터 할리마 아줌마네 가족에게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주면서 돕고 있었어요. 클라라도 아줌마네에게 줄 청소용품도 엄마랑 같이 골랐는데 참 재미있었어요. 또 아줌마 아이들에게 주려고 자기 옷과 장난감 중에서 필요 없는 걸 고르기도 했어요. 그런데 아줌마네 집에 간다고요? 그건 다른 문제죠!

    할리마 아줌마네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모슬렘(이슬람교 신자)이에요. 클라라는 모슬렘이 뭔지 잘 모르지만 자신과는 믿음이 다르다는 건 알았어요. 그래서 혹시 아줌마네 집에서 우상을 보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어요. 

 클라라가 안전벨트를 초조하게 만지작거렸어요.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좋은 사람들이거든.”

차 앞좌석에 앉은 엄마가 안심시켰어요. 

    “아줌마네에 가서 꼭 먹어야 해요? 거기 음식이 싫으면 어떻게 해요?”

클라라는 낯선 음식을 잘 못 먹거든요. 

“조금만 먹으렴. 아마 밥과 빵을 내놓을 거야. 그러니 뭔가 먹을 게 분명히 있을 거야.

엄마가 클라라를 안심시켰어요. 

      “그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면요?”

클라라가 물었어요.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낯을 가리거든요. 

“그냥 관심을 가지고 보면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을 거야.”

     엄마가 손을 뒷좌석으로 뻗어 클라라의 손을 꼭 잡았어요.

 “우리 기도할까?”

“좋아요.” 클라라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예수님, 제 딸이 할리마네에 가는 걸 무서워하고 있어요. 제 딸과 함께하시어 평안하게 해 주세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고 보살펴 주신다는 걸 알게 해 주세요. 그리고 예수님, 저희가 할리마네 가족에게 축복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진입로가 그다지 길지 않은 집이 빽빽하게 줄지어 선 곳 앞에 엄마가 차를 세웠어요. 클라라 눈에는 낯선 곳이었어요. 나무가 엄청 많고 진입로가 긴 클라라네 집과는 완전히 달랐으니까요. 차에서 내리면서 엄마가 클라라를 한껏 안아 주면서 안심이 되는 말을 해 주었어요.

“우리 애기, 괜찮을 거야.”

두 사람은 할리마 아줌마네 가족에게 줄 선물을 차 트렁크에서 꺼내어 현관문으로 걸어갔어요.

     할리마 아줌마가 미소로 두 사람을 반겼어요. 클라라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집을 둘러보았어요.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거든요. 온갖 색깔에 무늬가 화려한 카펫이 깔려 있었어요. 흰색 가죽 소파에 자그마한 황금빛 유리 탁자들, 벽에 걸린 커다란 거울로 방이 환하면서도 신기하게 보였어요. 무섭게 보이는 건 없었지만 나무 가구에 피아노, 부드러운 갈색 소파가 있는 클라라 집과는 너무도 달랐죠.

“우리 딸 베헤스타와 사미라란다.”

할리마 아줌마가 두 여자아이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둘 다 예쁜 아이였어요. 피부가 연갈색에 풍성한 검은색 머리칼을 하고 있었어요. 

“우리 방에 갈래?”

그중 나이 많은 아이가 웃으며 말했어요.

“어서 가 봐.”

엄마가 클라라를 살짝 밀었어요.

클라라는 위층으로 두 아이를 천천히 따라가면서 그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애썼어요. 아이들이 클라라를 자기 방으로 맞이했어요. 

“우리랑 만들기 할래?”

베헤스타가 밝은색 구슬이 담긴 상자를 내밀었어요.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클라라가 자기 발가락을 내려다보면서 말했어요. 사실 클라라는 구슬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다 완성하기도 전에 구슬이 줄에서 떨어져서 매번 화가 났거든요.

“어떻게 하는지 보여 줄게. 어렵지 않아.”

사미라가 웃더니 가는 줄을 꺼내어 클라라에게 어떻게 구슬을 줄에 끼는지 보여 주었어요.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작은 구슬을 끼는 게 서툴렀지만 연습하면 할수록 쉬워졌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클라라와 아이들을 불러 식사하게 되었어요. 클라라는 식탁에 놓인 음식을 보고 마음이 놓였어요. 매콤한 냄새가 나는 카레가 있었지만 밥과 빵, 샐러드도 있었어요. 저녁 식사 후에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러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어요. 클라라는 그림 그리기가 훨씬 좋아서 엄마가 집에 갈 시간이라고 할 때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나 싶어 놀랐어요.

“엄마, 모슬렘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집으로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클라라가 물었어요. 상상했던 것만큼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서 조금 놀랐어요. 

“우리와 같이 하나님의 자녀들이란다. 우리처럼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데 하나님을 알라라고 부르지. 그런데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지는 않아. 그저 선지자라고 생각하지. 또 성경 대신에 코란이라는 책을 따른단다.”

엄마가 설명해 주었어요. 

“그럼, 하나님을 따르나요?”

클라라는 궁금해졌어요. 

“응,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이나 예수님께서 어떻게 우리를 죄로부터 구해 주기 위해 오셨는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그래서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어 주게 된 거야.”

    클라라는 잠시 곰곰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할리마 아줌마네 집에 가서 좋았어요. 베헤스타와 사미라도 좋은 아이들이에요.”

    마침내 클라라가 입을 뗐어요. 

“그러면 아줌마네에 다시 가고 싶니?”

엄마가 미소 지으며 물었어요.

그러자 클라라가 키득키득 웃었어요.

“다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이 재밌게 놀았거든요.”


셰날린 페이지 북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작가이자 홈스쿨링 엄마입니다. 가족과 함께 2020년부터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난민과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보배로운 말씀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 것이다.”(요한복음 13장 35절, 쉬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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